기발함 + 통찰 = 오묘한 '인생과자' '뻥튀기' 작가 이경호 개인전

April 8, 2006

https://news.joins.com/article/2259648

 

 

[중앙일보]입력2006.04.09 22:03수정2006.05.21 00:33| 종합18면지면보기

 

 

 

 

 

작가 이경호(39)씨는2004 광주비엔날레의 스타였다.전시장 한복판에 뻥튀기 기계를 들여놓고 관람객의 입을 즐겁게 하면서 현대미술의 난해함을 뻥튀기처럼 살살 녹게 이해시켰다.둥근 달을 연상시키는 뻥튀기가'뻥 뻥' 쉴 새 없이 터져나오고 그 모습이 한 편의 달 비디오처럼 바로 벽에 투사되는 현장에 그가 붙인 제목은'달빛 소나타'였다. 달과 뻥튀기, 바라보고 먹기, 둘을 연결시켜 그는 비디오 장치의 난해함을 장터의 뻥튀기 기계쯤으로 쉽게 풀어냈다.

 

'뻥튀기' 작가 이경호 개인전

7일 서울 평창동 갤러리 세줄에서 막을 올린'이경호 개인전-여행자'는 이제 감각적인 재미보다 마음의 통찰을 향해 가는 작가를 보여준다. 2년 전 비엔날레의 추억을 되살리게 하는 기발함과 유머는 여전하지만 삶을 바라보는 작가의 성찰은 한층 묵직해졌다.

 

 

관람객은 우선1층 전시장 앞에서 한 번 멈춘다. 거울에 자신을 비추고 그 위에서 뛰는 심장의 쿵쾅거림을 듣고 본다. 작가의 심장이다. 문이 열리면'버려진 시간들'이 맞는다. 작가가 거리에서 발견한 포장마차는2년 여 버려져 있는 동안 등나무 넝쿨이 휘감아 못쓰게 된 물건이었다. 그대로 전시장으로 끌고 와 포장마차에 비친 술꾼들의 그림자와 음향, 노숙자의 형상을 조합해 인생 이야기로 바꿔놓았다. 그 옆에 설치한'백남준 선생님을 기리며'는1월 타계한 백남준을 추모하는 작품. 백남준의 바이올린 행위예술을 런닝머신 위에 매단 바이올린으로 은유했다. 

 

2층 전시장은'달빛 소나타'의 경쾌함에 작가의 추억을 뒤섞은 난장이다. '윙 윙' 전시장 하늘을 나는 우주소년 아톰(사진)은 작가의 자화상이다.고물시장에서 우연히 손에 든 장난감 중장비 자동차30여 대가 쉴 새 없이 쌀을 퍼내고 그 장면은 벽에 투사된다. 인생'풍경'이다. 다른 한 쪽에서는 그 장난감을 담아온 검정 비닐 봉투가 선풍기 바람을 맞으며 허공을 날아다닌다. 우리는 비닐 봉투처럼 세상을 떠도는'여행자'일까. 오래된 기억을 불러온 작가는 향수에 젖으면서도 메마른 허무를 함께 버무려 뻥튀기 이상의 인생 과자를 만들었다. 전시는5월28일까지. 02-391-9171. 

 

정재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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