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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치작가 이경호씨 맹인선교회에 성금 기탁


지난해 9월 10일 제5회 광주비엔날레 개막식에 참석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작품으로 전시된 뻥튀기를 집어 먹어 화제를 모았던 설치작품의 작가가 작품을 판 돈을 이웃돕기 성금으로 기탁했다.

설치비디오작가 이경호(李京浩·37)씨가 출품한 ‘…행렬 달빛 소나타’는 어두운 전시실의 벽면 2곳을 각종 일상의 모습을 담은 동영상 화면으로 비추고 그 바로 앞에 자동 뻥튀기기계를 설치해 쏟아져 나온 뻥튀기를 바닥에 쌓아 놓은 것이 전부.

노 대통령은 개막식 직후 이 전시장에 들러 바닥에 놓인 뻥튀기를 집어 먹으면서 행사 관계자들과 담소를 나눠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작품은 이탈리아의 패션그룹 ‘프라다’의 미우차 프라다 회장이 ‘참여관객’ 자격으로 작품구상 단계에서부터 이 씨와 함께 참여한 사실이 알려져 더욱 관심을 모았다.

관람객들은 전시장 바깥에 마련된 판매대에 1000원을 내고 프라다 씨가 디자인한 종이봉투에 원하는 만큼 뻥튀기를 담아 이를 먹으면서 작품을 감상했다.

이 씨는 이렇게 모은 380만 원을 지난달 30일 광주 북구 운암동 맹인선교회에 연말연시 이웃돕기 성금으로 기탁했다. 관객 3800 명의 작은 성의가 담긴 돈인 셈.

이 씨는 “이 작품은 서민들의 간식거리인 뻥튀기와 고급 브랜드의 상징인 ‘프라다’와의 만남을 통해 대량생산과 대량소비의 모순을 표현한 것”이라며 “작품제작 때 눈을 다쳐 잠시 앞을 보지 못했던 기억을 되살려 수익금을 시각장애인단체에 기부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 씨는 프랑스 파리 세르지 국립예술학교 조형미술학과와 디종 국립미술학교 조형미술학과를 졸업했으며 1999년 ‘살롱 존느 펭트르전’에서 에스파스 폴 르카르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김 권 기자 goqud@donga.com

http://news.donga.com/3/all/20050104/81462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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