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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감같은 인생사… 애들과 보세요” ‘여행자’전 연 작가 이경호씨

“어릴 때 장난감을 무척 갖고 싶었는데 이번 전시를 준비하면서 길거리와 시장통 등에서 원없이 사 모았지요. 울고 웃는 장난감 같은 인생사를 작품으로 풀어봤지요. 아이들과 함께 오세요. 아주 재미 있어요.” 불혹이 다 됐지만 아직도 장난기가 철철 넘치는 작가 이경호(39)씨. 2004년 광주비엔날레에서 뻥튀기 설치작품으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인물이다. 전시장 한 복판에 난데없이 뻥튀기 기계를 들여다놓아 시선을 모았다. 보름달을 연상시키는 뻥튀기가 쉴 새 없이 터져 나오고 관객들은 하나둘씩 집어먹는 모습이 한 편의 비디오처럼 벽에 투사된 작품. 톡톡튀는 현대미술의 재미를 선사한 ‘달빛 소나타’로 유명해진 이씨가 5월 28일까지 서울 평창동 갤러리 세줄에서 개인전을 갖는다. 감각적인 재미보다 마음의 통찰을 헤아리는 작품으로 새로운 이미지를 보여주는 ‘여행자’전. 2년 전 비엔날레의 추억을 되살리는 해학은 여전하지만 삶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은 한층 중후해졌다. 1층 전시장 입구에서는 맨 먼저 거울을 만나게 된다. 거울에 자신의 모습을 비추면 심장소리가 쿵쾅거리는 듯하다. 전시장을 들어서면 ‘버려진 시간들이’ 반갑게 맞는다. 마치 장남감 도시를 연상케 한다. 바닥엔 포크레인과 불도저 등 30여 기기가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불도저는 붕붕거리며 그릇에 담긴 쌀을 퍼 나른다. 허공엔 우주소년 아톰이 한 팔을 앞으로 쭉 내밀고 빙글빙글 돌아다닌다. 귀여운 아톰은 동심을 잃지 않는 작가를 닮았다. 다른 한 쪽에서는 장난감을 담은 검정 비닐봉지가 선풍기 바람을 맞으며 천장을 떠돈다. 부유하는 비닐봉지는 자신만의 무늬를 만들면서 드로잉을 그려낸다. 이러한 장면은 곧바로 벽에 투시된다. “여행 중에 얻은 영감과 재료들을 활용해 꾸몄어요. 공중을 날아다니는 비닐봉지와 반복적인 군무를 연출하는 포크레인 풍경들로 삶의 뒤안길을 드러내고 싶었습니다.” 윤중식 기자 <GoodNews paper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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