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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gemeine Zeitung Frankfurter - 독일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네 짜이퉁

2004년 9월 25일 /"모두를 위한 뻥튀기" 9월 광주.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관람객을 동원했던 광주 비엔날레에서(2002년에는 백이십만명) 이번 대회의 작품중 가장 인기를 모았던 작품은 단연 이경호의 "달빛소나타"이다. 어두운 방에 설치된 뻥튀기 기계에서 짧은 간격의 뻥 소리와 함께 동그란 뻥튀기가 계속해서 튀겨 나오고, 기계가 돌아가는 모습을 담은 영상이 벽면에 비추어지면서 기계소리의 리듬에 맞추어 끊임없이 음악이 흘러나온다. 이 작품에 대한 관객들의 반응은 대단하다: 산더미같이 쌓아올려진 뻥튀기를 아주 민첩하게 봉투에 담는가 하면 바로 그 자리에서 먹는 이들도 많다. 환호하는 아이들, 알뜰하게 뻥튀기를 챙겨가는 주부들, 그리고 어색한 표정의 양복입은 신사들, 모두 뻥튀기를 입에 가득 물고 만족 스러운 얼굴로 부스에서 나온다. ... 1980년 이곳 시민들은 당시 군사정권에 반대하여 길거리로 뛰쳐나갔다. 저항세력들이 임시로 도시 행정을 맡아 관리하고 있을때 군인들이 투입되어 한국에서는 가장 큰 학살로 약 이천여명 이상이 사살되었다. 1987년 이후로 민주주의 정부가 들어섰고 서울은 광주에 그 간 잘못한 것을 보상 하고자 했다. 더군다나 광주는 상대적으로 다른 도시보다 낙후되어 경제적인 도움이 절실히 필요했다. 그리하여 1995년 광주시 외곽에 비엔날레관이 건축될때 정부는 경제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번 비엔날레 개막식에는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혁명가이자 인권변호사였던 노무현 대통령이 직접 참석했다. 그는 광주를 "한국의 문화수도"라고 불렀고, 아이들, 비엔날레 재단관계자들과 함께 "아리랑"을 합창했다. 다른 이들은 광주를 "미래의 가장 중요한 범 아시아적인 문화핵심"이라고 했다. ... "광주비엔날레는 미술계에 새로운 질서를 만들고자 한다"라는 1995년도의 창립선언문이 아직도 비엔날레 건물 로비에 걸려있다. 이번 비엔날레에서야 비로서 의도에 대한 설명이 컨샙으로 나타났다. 뉴욕과 서울을 오가며 활동하고있는, 첫 번째 비엔날레에서도 활약했던 이용우 예술총감독은 아트 시스템(art system)을 계획적으로, 미술계 이외의 다른 분야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일상생활까지 개방하고자 하였다. 이미 많은 이들이 이와 같은 시도를 하였지만, 정치적이고 기록적인 경향을 가진 최근의 "도큐멘타(Documenta)"와는 달리 광주에서는 예술작품이 아니라 그것의 배경과 조직에 대하여 개혁하고자 하였다. ...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내건 "관객들의 독재"라는 슬로건과는 상관없이 이와 같은 컨셉이 이곳 동아시아에서 생겼다는 것은 어쩌면 우연이 아닐 수도 있다. 예술경영이 그다지 발전되지 않은점도 있겠지만 서양에서처럼 미술이 자율적이지 못한 것도 있다. 서양에서는 미술이 종교의식에서 벗어나 미술시장의 활성화와 동시에 미술관으로 들어오게 되었고, 그곳에서 새로운 의미를 가지게 되었다. 중국예술은 다른 시스템으로부터 그다지 강하게 구분되어 있는 것 같지 않다. 그래서 일상적이고 정신적인 경험들이 작품 속에 더 많이 내재되어있다. 이경호의 뻥튀기 기계는 가장 완벽한 젠 부디즘(Zen Buddihism)을 표현하고 있다: 삶과 덧없음의 연속에 관한 비유인 것이다. 그러나 이 작품이 더 아름다운 이유는 뻥튀기 기계가 다른 의미도 튀겨내기 때문이다. /MARK SIM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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